2011. 10. 3. 17:27ㆍ카테고리 없음
지방은 지방일 뿐 편애하지 말자 논란의 중심 "오메가 3" "오메가 6"
오메가 6 염증 유발하고 오메가 3 치유.
비율 맞아야 인체 조절 기능에 순영향 전문가 "오메가 6:오메가 3 = 4:1 적당"
지방(脂肪)은 현대인에게 '지킬(좋은 것)'인가 '하이드(나쁜 것)'인가? 지방은 '지킬'이다. 인체의 세포막이나 각종 호르몬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뿐만 아니라 체온과 생식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킨다. 음식의 '맛'을 내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지방은 '하이드'이다. 지방을 과잉 섭취하면 뇌졸중, 심장병을 일으키며 암의 발생도 높인다는 연구들이 나와 있다. 현대인의 최고 고민 중 하나인 비만의 주범이기도 하다. 일부 사람들은 지방을 '건강의 적'으로 본다.지방은 이런 두 얼굴 때문에 어떤 종류의 지방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첫 번째 논쟁은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바로 포화지방산 대 불포화지방산 문제였다. 당시 미국인들은 포화지방산을 불포화지방산보다 많이 먹기 때문에 심장질환 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포화지방산은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이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수치를 낮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포화지방산이 많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많이 먹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두 번째는 트랜스지방 문제였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1999년, 기름에 튀긴 음식과 과자에 많이 든 트랜스지방산이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낸 것이 계기였다. 2002년 세계보건기구는 트랜스 지방산을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1%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고했으며, 식품업체들은 잇따라 '트랜스 지방 0'을 선언하기도 했다.세 번째 지방 논쟁은 막을 올리고 있다. 그 동안 몸에 좋다고 알려졌던 불포화지방산도 마냥 많이 섭취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메가3가 주인공이다.불포화지방산은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 등을 포함한다. 이 세 가지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도, 현대인의 식단 구성을 보면 오메가6는 너무 많은 반면, 오메가3의 비율이 너무 적다는 것이 쟁점이다.전문가들은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염증이 증가해 알레르기, 암, 자가면역질환, 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오메가6는 콩기름, 옥수수기름, 참기름 등에 많이 들어 있고, 오메가3는 등푸른 생선, 들기름 등에 풍부하다.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지방 섭취 비율은 지난 80년 9.6%에서 2007년 19.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방의 질과 지방산의 균형이 중요해졌다.우리나라 사람들은 포화지방산과 단일 불포화지방산(오메가9)의 섭취는 비교적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오메가6 섭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오메가3는 줄고 있어 지방산 섭취가 균형을 잃고 있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이 핵심
최신 의학 연구의 초점은 염증이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등이 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염증은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 비율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낫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오메가6는 염증을 유발하고 오메가3는 염증을 치유하는 상반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만성 염증반응이 증가해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심장병 등이 생긴다는 것. 에스키모인들처럼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오메가6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관절염과 천식, 기관지염, 건선 등과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이 적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전문가들은 오메가6대 오메가3의 비율을 4대1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두 지방산이 대사되면서 혈압 조절, 혈전 형성과 억제, 염증반응, 면역반응, 수면 주기 등 인체의 다양한 조절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체의 기능을 잘 유지하려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비율로 섭취해야 한다.
■ '오메가6', 심장병 예방 효과 있나, 없나?
오메가3와 오메가6를 둘러싼 불포화지방산 논쟁은 아직 진행형이다. 오메가3가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로 자리잡고 있는 반면 오메가6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오메가6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체내 염증물질을 많이 만들어내 암, 심장병, 비만, 당뇨병,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오메가6는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최근 이를 뒤엎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12개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미국심장학회(AHA) 과학자문위원단은 염증을 유발해 심장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오메가6와 관련된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오메가6가 심장병 발병을 24%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 샌포드의대 윌리엄 해리스 박사는 "오메가3가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긴 한다. 하지만 이것이 오메가6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메가6도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심장병 발병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적절한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해리스 박사의 주장이다.
생선 한 토막 들기름 한 스푼 견과류 한 스푼 오메가 3로 심장병.우울증 예방
■ 오메가 3 어떻게 섭취할까?
오메가3와 오메가6는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필수 지방산. 따라서 음식으로 보충해야 한다.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참치,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 들기름, 견과류 등이 있다. 오메가6가 풍부한 식품은 옥수수 기름, 콩기름, 해바라기씨 기름 등이다.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사람들에게 권장되는 하루 평균 오메가3 섭취량은 2.5~3g.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은 심장병 예방을 위해 하루 평균 4~5g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 생선 한 토막, 들기름에 무친 나물, 견과류 한 숟갈
싱싱한 고등어 한 토막에는 0.5~1g의 오메가3가 함유돼 있다. 들기름에 든 지방산 중에서 오메가3(알파 리놀렌산)의 함유량이 60%를 넘는다.고등어 등 생선에 든 오메가3는 몸에 흡수되면 '아이코노사이드'로 바뀌어 만성 염증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데, 그 속도가 들기름에 든 오메가3보다 훨씬 빠르다. 하루에 권장되는 오메가3를 섭취하려면 등푸른 생선 한 토막, 들기름에 무친 나물 한 접시, 한 숟가락 분량의 견과류를 먹으면 된다.
■ 등푸른 생선, 중금속 위험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3년 참치, 연어를 포함한 생선의 수은 함량을 고려해 임신·수유부와 어린이는 일주일에 340g이하(생선 두 토막 정도)로 먹으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FDA는 최근 미 의회에 생선 섭취 제한 권고안을 개정할 것을 요청했다.FDA는 "임신 중 생선을 많이 먹었던 임신부의 아이들이 지능지수가 더 높으며 수은 중독으로 인한 장애는 없었다"고 밝혔다.FDA가 권고안을 스스로 번복하게 된 이유는 생선의 효능에 대해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된 '임산부의 해산물 소비와 아동기 신경계 발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당 340g 이하의 해산물을 섭취한 산모의 자녀들이 언어적 지능지수가 최하위 25%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미 국립보건원의 히벨른 박사는 "지난 수십 년간 생선 섭취로 인한 수은 중독 사례는 미국에서 단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생선 섭취량이 미국인의 8배가 넘는 일본에서조차 고래 고기로 인한 중독 사례 이외엔 수은 중독 사례가 없다. 생선을 섭취를 통해 얻는 긍정적 효과가 잠재 위험보다 크다"고 말했다.
■ 건강기능식품으로 먹을 땐 약 복용 주의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낮은 당뇨병 환자들은 오메가3를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오메가3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나 갱년기장애, 우울증, 유방암, 치매 등의 예방 또는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도 있다.오메가3 보조제를 선택할 때는 한 캡슐에 든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의 총량이 500㎎ 이상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오메가3를 건강보조제로 복용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혈액 응고에 이상이 있거나 아스피린, 와파린 등의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함께 복용하면 출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복용 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 오메가6는 따로 보충하지 않아도 돼
오메가6의 경우 우리나라 한국인의 식단은 이미 충분하므로 따로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콩기름, 옥수수기름 등 오메가6가 상대적으로 많은 식물성 기름은 섭취를 조금 줄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오메가3나 오메가6가 필수 지방산이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생긴다. 지방 섭취 증가로 열량이 높아질 수 있으며, 너무 많은 양의 불포화지방산은 몸 안에서 산화돼 주위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몸 안 비타민E 수치가 떨어진다. 따라서 불포화지방산의 섭취가 많을 때는 비타민E,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오메가 3 비율 60% - 들기름에 주목하라
"들깨는 하늘이 한국인에게 준 축복이다." 오메가3 등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들기름이 주목 받고 있다.들기름의 지방 중에는 오메가3(알파 리놀렌산)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이다. 콩기름의 오메가3 비율은 7.9%, 참기름은 1.2%에 불과하다.인제대 식품생명공학부 김정인 교수는 "식단 구성상 오메가6보다 오메가3 섭취가 적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물성 기름 중에서도 들기름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들기름은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산패(酸敗)가 잘 되는 단점이 있다. 참기름의 산패를 막는 '리그난'과 같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들기름에는 없기 때문이다.들기름은 뚜껑을 딴 후 한 달 안에 다 먹는 것이 안전하다. 또 색깔이 짙은 병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들기름은 튀김·볶음 등 열을 가하는 요리를 할 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들기름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손길이 가지 않는 것은 독특한 맛 때문이다. 이런 경우라면 들기름과 참기름 절반씩 섞어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참기름 속 성분 때문에 산패도 늦출 수 있다.
■ 한국인 지방 균형 오메가 6에 쏠려
중년 이상인 사람들은 예전 시골 고향 집에서 먹던 달걀과 요즘 가게에서 사먹는 달걀이 맛과 영양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이런 생각이 일리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랑스의 피에르 베일 박사는 책 '빈곤한 만찬'에서 그리스 산악지대에서 생산된 달걀의 오메가3 대 오메가6의 비율은 2대 1인 반면, 미국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달걀은 이 비율이 30대 1이라고 밝혔다.엄마 젖도 마찬가지다. 40년 전에는 엄마 젖에 함유된 오메가6대 오메가3의 비율이 5대 1이었지만, 요즘은 20대 1~25대 1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모유 속 지방은 엄마가 섭취하는 지방의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현대 한국인의 오메가6대 오메가3 섭취 비율도 권장 비율을 넘는다. 중년 남성은 11대 1, 대학생은 8.3대 1, 폐경 여성은 7대 1로 보고돼 있다. 육류나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는 청소년들은 20대 1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오메가6의 섭취 비율이 높은 데는 조리할 때 콩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지방 섭취량의 주요 급원 식품 1위는 콩기름이다. 하루 섭취량은 4.5g이며, 전체 섭취 지방의 9.7%였다. 문제는 콩기름의 오메가6 대 오메가3의 비율이 8.21대 1이란 점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산물을 많이 먹으니까 오메가3가 부족하지 않아 보이지만 오메가3 함량이 적은 흰 살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생선을 통한 오메가3 지방산 섭취는 그다지 많지 않다.에스더클리닉 여에스더 원장은 "콩기름 등 오메가6의 함량이 많은 식품 섭취가 과도한 편이다. 지방산 섭취의 균형을 맞추려면 오메가6를 줄이거나 오메가3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