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을 뒀던 한 여성이 끔찍한 사건을 증언하려고 법정에 섰다.
그녀에게 딸들은 삶의 모든 것이었다. 그녀가 적은 일기장에는 두 딸의 출생부터 죽기 전날까지의 따뜻한 일상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남편은 살아가면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자신처럼 비참한 삶을 살게 하느니 차라리 아이들도 함께 이 세상을 끝내자고 동반 자살을 결심했다.
남편은 아내 몰래 여섯 살, 네 살 된 두 딸에게 독극물이 든 우유를 먹이고 자신도 먹었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남편은 목숨을 건졌지만, 죄 없는 두 딸만 죽고 말았다.
...법정에 나온 그녀는 심장병과 척수염, 류머티즘으로 몸을 가누기도 어려운 상태.
지친 몸, 그리고 삶의 전부였던 딸들을 잃은 그녀는 아이들을 되살릴 수 있다면 자신의 목숨이라도 바치겠다고 흐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곧 눈물을 거두고 증언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편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지만 남편이 정당한 판결을 받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힌 그녀는, 남편은 아이들을 미워한 게 아니라, 세상에서 받을 고통을 막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잘못은 남편의 '세상을 향한 두려움'에 있다고 법정에서 힘이 되는 증언을 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약한 마음을 가진 남편에게 형을 가볍게 내려 한 번이라도 사람답게 살 기회를 주길 바랍니다."
- 윤재윤 판사의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중에서 -
오늘도... 살아 갈 이유가 생겼습니다.
- 용서는 세상천지를 고개 숙이게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