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숫집 할머니의 따뜻한 나눔

2014. 11. 20. 08:58행복한 독서/새벽편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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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엔 ‘옛집’이라는
허름한 국숫집이 있습니다.
달랑 탁자 4개뿐인....

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진하게 멸치국물을 우려내
그 멸치국물에 국수를 말아냅니다.

10년이 넘게 국수값을 2천 원에 묶어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무한 리필.

몇 년 전에 이 집이 SBS TV에 소개된 뒤
나이 지긋한 남자가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답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사연을 말했습니다.

“15년 전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고
아내까지 저를 떠나버렸습니다.
용산역 앞을 배회하던 저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끼니를 구걸했죠.

그러나 가는 음식점마다 저를 쫓아냈고,
저는 잔뜩 독이 올라 식당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질러 버리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 국숫집에까지 가게 된 저는
분노에 찬 모습으로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가 그릇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내줬습니다.
괜히 콧등이 시큰하더라고요

허겁지겁 두 그릇을 먹어 치운 후,
돈이 없어 계산도 안 하고 냅다 도망쳤습니다.

이 때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저에게 소리쳤습니다.

‘그냥 걸어가, 뛰지 말고, 다쳐!“

- 김동자 팀장(사랑밭) / 『작은 사랑에서 큰 사랑으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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