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

2014. 12. 31. 16:24행복한 독서/새벽편지 모음

반응형

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볼 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 하는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에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알고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운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뇌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 이해인 수녀, 시인 -

반응형

'행복한 독서 > 새벽편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다섯 엄마의 눈물  (0) 2015.01.12
눈맞춤의 힘  (0) 2015.01.12
어느 노숙인의 기도  (0) 2014.12.13
★★★★ 아빠의 시간을 살 수 있을까요?  (0) 2014.12.08
세 가지 소중한 금  (0) 201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