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병명따라 차이나는 올바른 약 복용법

2011. 10. 3. 14:32행복한 지식/건강상식

반응형

병명따라 차이 나는 약 복용법 ‘식후 30분’의 예외…

당뇨약은 식전, 제산제는 식후 2시간
일부 무좀 - 비만 치료제는 밥과 함께
찬물이나 우유로 먹으면 흡수력 떨어져
증상 비슷하다고 내 약 나눠 주는건 금물...

최근 김상기(40·서울 성동구 금호동) 씨는 귀가 아파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중이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4일분 항생제 알약을 처방받았다. 담당 의사는 "이 약은 식전에 먹는 약"이라면서 "식사 30분 전쯤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가 "식후에 먹는 게 약을 소화시키는 데 좋지 않으냐"고 묻자 의사는 "이 약은 식전에 먹는 약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씨처럼 약의 복용방법에 대해 궁금해하는 환자는 많지만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는 경우는 드물다. 약사도 자세한 설명보다는 일반적인 복용법만 알려준다. 윤지연(강남성모병원 약제팀 복약상담 약사) 한국병원약사회 홍보위원의 도움말로 정확한 약 복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 식전 복용인지, 식후 복용인지 정확히 알아야

'식후 30분'은 약을 복용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이는 약 먹는 것을 잊지 말라는 의미이며 반드시 식후 30분을 지키라는 말은 아니다. 식후 20∼30분이면 음식물 일부가 위장에 남아 있어 위 점막을 보호하므로 이때 약을 복용하면 속쓰림 등 위 점막 자극이 적은 장점도 있다. 그러나 당뇨병 약은 다르다. 식사 후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식전에 주로 복용한다. 결핵약은 음식물이 약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식전에 먹는 것이 좋다. 또 제산제는 빈속에 많이 나오는 위산을 중화시키므로 빈속에 먹는 것이 좋다. 대개 식후 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식후 30분에 익숙해져 제산제를 그때 복용하거나 속쓰림 증상이 나타나면 그때만 일시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복용법이다. 밥과 함께 먹는 약도 있다. 무좀치료제 이트라코나졸(스프라녹스)과 비만치료제 오를리스타트(제니칼) 등이 대표적이다. 이 약들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가장 잘된다. 식사에 관계없이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먹는 약도 있다. 대상포진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암환자의 통증치료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등은 몸 안에서 일정 농도로 유지돼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시간을 꼭 지켜서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아기도 일정 시간에 맞춰 먹이는 것이 좋다.

 

○ 물 한 컵 이상 충분히 마셔야 효과

약은 미지근한 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지나치게 찬물로 복용하면 위 점막에서 흡수력이 떨어질 수 있다. 물 대신 우유로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약알칼리성인 우유의 성질 때문에 위의 산도를 변하게 해 알약 흡수를 방해한다. 또 우유에 들어 있는 영양소들이 테트라사이클린과 같은 일부 항생제를 물에 녹지 않는 침전 형태로 만들어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비타민A의 일종인 에트레티네이트는 우유와 함께 복용할 때 오히려 흡수율이 좋아 약물의 혈중농도를 2배까지 높인다. 물을 마실 때는 한 컵 이상 충분히 마셔야 약의 분해를 돕고 위 점막 자극도 감소시킨다. 쓴맛 때문에 약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는 약 숟가락에 소량의 설탕 꿀 잼 등을 섞어서 먹인다.

 

○ 복용량과 복용 횟수는 처방대로

간혹 항생제를 처방받은 경우에 임의로 용량이나 복용 횟수를 줄이거나 늘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항생제는 오남용에 따른 내성을 우려하며 복용을 중단하거나 1회분을 나누어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약물 농도가 체내에 유지되지 못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치료 기간만 길어진다. 항생제는 몸속에 일정 농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세균을 효과적으로 박멸시키지 못한다. 반대로 소염진통제는 약효가 많이 나타날 것을 기대해 과량 복용하기도 하는데 어느 한계점에 이르면 진통 효과는 나아지지 않고 속쓰림 같은 위장장애만 커진다. 윤 위원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약을 나누어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개인의 질환 체질 특성 등을 무시한 것으로 위험하다"면서 "약의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의사 약사와 상의해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출처: 동아일보 08.5.19일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