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30. 00:05ㆍ행복한 일상/행복한 묵상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고목(古木)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라니 남긴체 사라져 가지만
고전(古典)은 세월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는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62년에 출간한 장편소설인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불쌍한 사람들)
어린 시절 장발장 이야기로 친숙한 이 소설은 기껏해야 배고픈 장발장의 도둑질을 용서해 준 신부님의 사랑 때문에 착한 사람이 되어 새 삶을 살아간다는 정도로만 알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비싼 뮤지컬을 보다 대중화시키자는 취지로 시작된 뮤지컬 실황의 극장상영이 대중화 되면서 뮤지컬로 만들어진 레미제라블이 마침내 영화화 되는 결과까지 낳게 되었단다. 아내도 나도 뮤지컬을 좋아하는 터라 한 번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연말 이사와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늦어서는 않 되겠다는 생각에 바쁜 시간(?)을 쪼개서 영화를 보러갔다. 다행히도 영화관에서 막을 내리기 이틀 전에 스크린을 통해서 뮤지컬 영화라는 독특한 장르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레미제라블을 처음 국내에 들여올 때만 해도 2시간 30여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에다가 잘 알려진 소재를 주제로 한 영화라 배급사도 그렇게 큰 시장의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닌였다고 한다. 다소 생소하고 지루할 뻔 한 그런 영화가 560만을 넘어 이렇게나 대박을 칠 줄은 배급사도 몰랐나 보다.
암튼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검색해보니,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평이 많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 이유를 나름 알 것 같기도 하다. 뮤지컬을 기초로 한 영화지만, 영화라는 특징을 잘 살려 뮤지컬 무대보다 더 방대한 스케일로 제작된 뛰어난 영상미가 압도적인 영화였다. 또한 출연하는 배우들 또한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로 이루어졌기에 많은 분들의 호가 있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불호를 말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배우들의 성악실력에서 많은 실망을 한듯하다. 대사 없이 모든 것이 노래로만 전개되는 송 스루(Song Through) 방식이 오히려 영화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 건 아닐까라는 여론을 보더라도 배우들의 노래 실력에 약간의 실망을 한 사람이 불호를 외친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루할 법한 영상의 전개와 지나친 인물들의 클로즈업 샷이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을 다소 당황하게 만들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화면의 압박이 배우들의 부족한 노래실력을 좀 더 커버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나의 무식함에 한 번 놀랐고, 원작 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감동과 여운을 준 영화였다. 뮤지컬 캣츠와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과 더불어 세계 4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레미제라블을 뮤지컬로도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레미제라블을 검색해보니, 프랑스 혁명이라는 시대적 현실과도 연결된 대작이라 그저 단순한 소설로만 치부하기에는 던져주는 메시지가 너무 큰 듯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최근에 나온 영화를 보고 가장 오래전에 나온 고전에 관해 관심이 생기게 된 뒤바뀐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영화가 그저 감동적이다 재미있었다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서, 한 사람의 용서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지에 대해서도 묵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찬 장발장에게 용서를 베푼 미리엘 주교의 그 조건 없는 사랑과 그 사랑에 감격하여 전혀 새로운 삶으로 거듭난 장발장, 장발장을 잡아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겠다는 너무도 냉철한 자베르만 경감, 억울하게 장발장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어가는 다른 이를 위해 가지고 있는 신분을 다 포기하고 도망자가 된 그에게 또 다른 삶의 의미를 부여한 판틴과 코제트, 코제트를 사랑한 공화주의자 마리우스. 마리우스를 위해 죽어간 에포닌까지...모든 배역 하나하나가 너무도 많은 삶의 교훈을 던져주었기에 더 많이 감동할 수 있었다.
혹자들은 레미제라블을 당시의 프랑스의 암울했던 시대를 조명한 것으로 혁명과 바리케이트를 뽑지만, 난 개인적으로 장발장의 마지막 대사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주님의 얼굴을 보는 것(To love another person Is to see the face of God!)’을 이 대작의 최고의 명대사로 뽑고 싶다. 레미제라블은 너무나도 명쾌하게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잘 알려주고 있다.
내가 본 영화 중에(몇 개 보진 않았지만...ㅎㅎ) 최고의 영화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감동을 준
레미제라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볼 수 있어 더 행복했던 영화.
안 보시는 분들 있으심 빨리 사랑하는 사람과 손 잡고 극장으로 달려가시길...^^
소설에는 있지만 영화에는 빠진 것들
(1) 팡틴이 죽은 후, 장발장은 약속대로 코제트를 구하기 위해 도망치지만 다시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국왕 루이18세는 그의 죄를 종신 강제노역형으로 감해준다. 이때 장발장은 죄수번호 24601번에서 9430번으로 불린다. 노역 중인 장발장이 배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바다에 추락해 익사했다고 생각했다. 정말일까? 장발장의 탈출이었다. 그래서 그는 코제트를 만날 수 있게 된다.
(2) 워털루 전쟁에서 퐁메르시 대령이라는 군인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살아난다. 대령은 정치세력이 바뀌는 과정에서 계급과 명예 훈장을 박탈당한 뒤 병상에 시달리다가 죽는다. 죽기 직전, 그는 파리에 있는 자신의 아들을 부른다. 마리위스였다. 대령은 마리위스에게 편지를 남겼다. 워털루 전쟁에서 자신을 살려준 남자에게 모든 호의를 베풀라는 것이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테나르디에. 코제트를 괴롭히던 여관의 주인장인, 바로 그 남자였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3) 마리위스의 집안 이야기가 영화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건 좀 중요한 것인데, 마리위스의 아버지 퐁메르시는 나폴레옹에게 충성한 군인이었다. 반면에 퐁메르시의 장인이자 마리위스를 교육시킨 질노르망은 과격한 왕당파였다. 공존할 수 없는 사이였다. 이런 이유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4) 장발장이 마리위스를 구출하는 장면이 있다. 장발장은 마리위스를 등에 이고 하수구를 따라 가는데, 출구가 창살로 막혔다. 철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장발장은 코제트를 생각하며 절망에 빠지는데, 그 순간 테나르디에가 나타난다. 그는 열쇠를 보여주며 돈을 요구한다. 아, 악한이여…
(5) 테나르디에가 마리위스를 찾아가 장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에서는 마리위스가 시원하게 한 대 때려주지만, 원래는 아버지의 편지가 있기 때문인지 그렇게는 못한다. 대신 거액을 주면서 떠나라고 한다. 테나르디에는 훗날 그 돈으로 노예 상인이 된다. 아, 이 악한…
[출처] 영화 <레 미제라블> vs 원작 <레 미제라블> : 영화에는 없던 것들에 대하여|작성자 정군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줄거리
청년 장 발장은 한 조각의 빵을 훔친 죄로 5년의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으나 4번의 탈옥을 시도, 결국 19년간의 감옥살이를 마치고 중년이 되어 출옥한다. 전과자라고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그에게 하룻밤의 숙식을 제공해 준 미리엘 주교의 집에서 은식기를 훔쳐 도망가다가 헌병에게 체포되어 끌려가게 되었을 때, 미리엘 주교는 자신이 준 것이라고 증언하여 그를 구해주고 은촛대를 얹어주며 올바르게 살 것을 당부한다. 여기서 장은 비로소 사랑에 눈을 뜨게 되어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사업을 하여 재산을 모으고 시장으로까지 출세한다. 그러나 경감 자베르만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그의 뒤를 쫓아다닌다.
때마침 어떤 사나이가 장 발장으로 오인되어 체포되고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장은 스스로 나서서 그 사나이를 구해 주고 감옥에 들어가지만 곧 탈옥하여 예전에 자기가 도와주었던 여공의 딸 코제트가 불행한 생활에 빠져 있는 것을 다시 구출하여 경감의 눈을 피해서 수도원에 숨겨 준다. 코제트는 그 때 공화주의자인 마리우스와 사랑하게 된다. 장은 1832년 공화주의자들의 폭동으로 부상을 당한 마리우스를 구출하여 코제트와 결혼시킨다. 장 발장의 신분을 알게 된 마리우스는 일시 그를 멀리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그에게로 돌아온다. 장 발장은 코제트 부부가 임종을 지켜 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둔다.
'행복한 일상 > 행복한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동예화]┃창문 밖 (10) | 2013.04.03 |
---|---|
[감동예화]┃어머니의 한 없는 사랑_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Lloyd Georg) (2) | 2013.03.26 |
[김준곤목사 이야기]┃딸의 죽음, 그 존재의 제로점에서 (0) | 2012.11.08 |
[지구 마을 이야기]┃만약 지구에 100명이 산다면... (0) | 2012.11.06 |
[짧은 예화]┃'히틀러와 아이젠하워' (2) | 2012.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