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3. 21:26ㆍ행복한 일상/행복 비평
지난 3개월여 전부터 극단 아지무스의 단장 교수님이
자신이 연습하는 뮤지컬 '가스펠(Gospel)'을 공동주최하자고 제안해왔다.
방송사가 독자적으로 주최하고 자신이 이번에 만든 M&V 뮤지컬컴퍼니가 주관하도록 하자는 제의였다.
행사의 소요되는 비용은 3000만원 정도,
출연진의 개런티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순수 헌신 정도의 보수와 무대시설비, 대관료 및 홍보물 제작비 정도의 비용이었다.
날짜는 6월, 장소는 문화회관 중강당. 좌석이 700석 정도의 규모다.
공연시간은 총 4일간 총 6회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간 방송사에서 몇 가지 대형공연을 해 본터라 손익을 따져보니 좌석수를 감안해서
70%이상 팔린다 가정했을 경우 손해보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혹 설령 티켓 판매실적이 저조하다고 하더라도,
스폰서쉽으로 3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마련할 수도 있는 행사였다.
그러나, 문제는 출연진이었다.
이번에 교수님이 오디션으로 뽑은 지원자들은 모두가 전문 뮤지컬 단원이 아닌 성악가 또는 초연자였던 것이다.
물론 5개월간의 피나는 연습이 있었다 하지만, 주연부터 시작된 모두가 대중성이 없는 신인급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상영된 '가스펠'은 작곡자인 스테픈 슈왈츠는 이 뮤지컬을 통해 두 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할 정도로
탄탄한 음악적 배경을 지닌 작품이지만,
과연 이 작품을 대부분이 초연인 사람들이 소화해 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같은 몇 가지 문제들로 인해 방송사는 주최를 포기했고, M&V는 독자적 주최를 선택했다.
오늘이 바로 3일째 공연이었는데,
지난 번 약속도 있고, 이번 공연이 성공했을시에 앵콜공연도 하자는 제의를 받은 터라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무대장치인지를 점검하고자 없는 시간 쪼개서 다녀왔다.
사무실에서는 현숙이만 가서, 표가 남는지라 월요일이라 노는 진덕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공연의 1막을 보고나서 주최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가졌다.
공연의 전부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은 더 굳어졌다.
연기자 모두 젊을 뿐만 아니라, 노래나 가사전달, 율동, 음향효과, 무대장치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나타내는 공연이었다.
브레이크 타임때 교수님을 만나 인사로 격려를 했지만,
과연 이 정도의 수준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지울 수 없었다.
뮤지컬을 다 보고 난 뒤 진덕이의 바쁜 시간을 뺏은 건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들 정도로 작품의 임팩트는 미미했다.
그러나 뮤지컬을 향한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만큼은 크게 칭찬할만 하다.
그리고 교수님의 문화의 불모지인 부산에 이 같은 실험정신으로 공연을 진행한 개척자적 정신도 높이 살만하다.
암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들을 했지만,
프로가 되는 것...
어느 분야에서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자신과 실력을 겸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 번 공연이 교수님이나 극단 단원들에게 좋은 기폭제와 시발점이 되어 보다 수준높은 공연을 부산에서도
보여 줄 수 있음을 증거하는 이들로 세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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