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다자녀 가족카드' 발급에 신중해야

2010. 10. 28. 23:25행복한 일상/행복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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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셋째를 출산한 후 동사무소에 출생신고하러 갔다가 다자녀가정에게 발급해주는 가족사랑카드를 신청하라는 담당자의 권유가 있었다.

 

뭐 특별한 혜택이 있겠는니 생각했지만 다양한 할인혜택이 많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카드를 발급받았다. 카드를 발급받은 후 부산시청을 통해 어떤 혜택이 있는지 살펴봤지만 당장에 필요치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산시에서 카드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참여업체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되자 특별한 혜택이 있는지 부산시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금 확인해 보았다. 참여업체 목록에서 마침 동네 인근 병원이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목록에는 이 병원(연산9동 소재 김두경내과)이 가족사랑카드 소지자에게 본인 진료비를 무료로 해주겠다고 되어 있었다. 때마침 감기로 아내가 병원진료를 받으려고 하던 참에 본인부담금을 전액 면제해준다는 소식에 혹시나 전화해 봤더니 참여업체가 맞단다.

 

'~ 이런 혜택도 있구나!' 하며 평소 늘 다니던 병원을 뒤로 한 채 기쁜 맘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아내가 진료를 받은 후 카드를 제시했더니, 본인진료비 면제는 '2007년도에 태어난 셋째 자녀에게만 해당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약간의 실랑이가 오갔고, 후에 가족사랑카드로 결재하려 했더니 카드결재가 안된다며 현금지불을 요구해 3,400원을 주고 나왔단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닌가?

그들 말대로 혜택이 2007년에 태어난 셋째아기만 해당한다면, 가족사랑카드 발급기준(2000년 이후 셋째출산가정)을 충족하는 가정이라도 셋째가 올 해 태어나지 않으면 아무 혜택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올 해 태어난 아기들이 아프면 당연히 소아과에 데려가지 누가 내과에 데리고 가겠는가? 고작 3,000원 아낄려고 내과에 데려갈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가족사랑카드 또한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은데도 왜 결재를 안 해주는지, 결재가 될 경우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 속내가 사뭇 궁금하다. 결국 이 병원(내과)는 허울뿐인 참여 아닌가?

 

부산시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가족사랑카드 참여업체를 모집하는지 묻고 싶다. 전화로 참여신청만 하면 무조건 해 주는 건지, 아니면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정확히 선별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저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시에서 여러모로 수고하여 가족사랑카드를 발급해 주고,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주는 것에는 고마움을 표시하지만, 정작 내실 있는 혜택이 따라오지 않는 한 허울뿐인 정책으로만 끝날 것이 분명하다.

 

무조건 참여업체수만 늘려갈 것이 아니라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부산시와 담당자의 성의 있는 태도가 있어지길 기대해본다.


#이글은 2007년 9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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