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담이의 이빨뽑기

2010. 6. 8. 17:52행복한 일상/행복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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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예담이가 이빨을 갈 때(?)가 되었나보다.
 

이제 조금씩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날때인 듯하단 말이다. 

지난번에도 이빨을 두갠가 뽑았는데, 유달시레 겁이 많은 예담이는 오늘도 이빨 뽑는데 실패했다. 

아랫니중에 하나인데, 뽑자고 하니 안뽑겠다고 난리다. 

무섭다며 얼마나 울고 뻐티는지 모두가 지쳤다. 

남의 고통이 곧 나의 행복이라 했던가? 

울며 웃으며 난리 부르는 예담이 앞에서 두 동생은 마냥 신기한듯 그저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빨리 빼지 않으면 영구치가 자리를 잘 못잡아 올라올까봐 엄마는 연신 걱정이다. 

윽박질러도 보고 달래도 보고, 회유책을 써봐도 요지부동이다. 

 

첫번째 작전에 돌입했다.   

일명 '사탕발림 작전' 

이빨 뽑으면 예담이가 제일 좋아하는 맛나는 것 한가지 줄께 라고 했더니 

과자를 그렇게 좋아하는 예담이가 단박에 싫단다. 

좀 더 강도를 올려 '아니 맛나는 거가 아니고, 제일 좋아하는 것 아무거나 한가지 사줄께' 했더니  

이 소리를 듣고 있던 하람이가 갑자기 

'아빠 나..., 이빨 하나 뽑을래...ㅋ,ㅋ," 

진짜 맛나는 거 하나 준다는 말에 혹해서 멀쩡한 자기 이빨 하나 뽑으란다.  

그깟 팥죽 한 그릇에 장자를 팔던 에서가 생각났다.  

암튼... 첫 번째 작전은 실패다. 

 

두번째 작전.  

'허풍치기...' 

'너 지금 뽑지 않으면 내일 치과가서 뺀치로 뽑는다!' 

겁을 잔득 줬더니, 예담이 왈... 

"아빠 뻰치가 뭐야??" @,@ 

본적이 없으니 통할리 만무하다. 

다시 강도를 높여 잇몸에 주사 엄청 많이 줘서 뺄지도 몰라 했더니, 

잠시 머뭇거리더니 "치과 안가면 되지" 하면서 개긴다. 

두 번째 작전도 실패...

 

세번째 작전. 시침때기 

아빠가 뽑으면 하나도 않 아픈데, 엄마 이빨 닦고 나면 너 어쩌면 아파서 죽을지도 몰라... 

은근스레 시침때면서 겁을 줬더니 고민한다.  

이때 엄마의 한 마디 나 이빨 다 닦았다. 이리와.... 

아빠는 계속 시침을 때면서 이제 예담이는 죽었다고 계속 바람잡고... 

예담이 공포스러웠는지 울먹이며 하는 말 아빠한테 뽑을래... 

기쁜 마음으로 돌아섰더니 왠걸 도망치기 바쁘다. 

안한단다.. 

결국 실패, 

마지막으로 '공포의 윽박지르기' 로 들어갔다. 

이리와 안 오면 가만 안둔다. 빨리 이리와... 

공포의 도가니 어쩔 수 없이 잡혀온 예담이  

그래도 순순히 입을 벌리기 만무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엄마 왈...,

"빨리와 이 XX야,  갖다 처 날리삘라(발로 차 날려버리겠다의 사투리)...   

그래도 엄마가 실을 끼우면 혀로 밀어 올리고, 실을 이빨에 끼웠다 뺐다 하면서 실갱이를 했다. 

엄마의 윽박지르기는 강도가 더 하다. 

" 이번 한번에 안하면 진짜 처 날린다이..." 

그래서 벌려보지만 이내 밀어버린다.  

이것을 보고 있던 하람이, 엄마에게 살며시 다가가더니 귀에 대고 속삭인다. 

" 엄마~ 처날려!"  

 

이 소리 듣고 모두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힘으로 나이로 뭐든지 늘 눌려 사는 하람이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ㅋ,ㅋ, 

어찌나 우스웟던지 한참을 배가 잡고 웃었다. 

하람이도 웃긴지 같이 웃고, 언니는 울고... 이를 갈면서 복수를 다짐하고.. 

아묵것도 모르는 주원이는 신기한듯 웃고 웃는 누나들을 번갈아 가며 보고 있다. 

전형적인 콩가루 가족의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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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로 뽑는 걸 포기한 엄마가 흔들어 빼잖다. 

100번만 앞뒤로 흔들면 빠진다고 회유해서 자기 스스로 흔들게 했다. 

하지만 왠걸 100번을 넘어 200번까지 흔들었는데, 결국 안빠진다. 

엄마, 딸 모두 지쳐서 그냥 방에 들어가 자버리고 만다. 

이빨도 못 뽑고 진만 진탕 빼고 말았다. 

참 세상 내 뜻대로 안된다는 걸 또 한번 느낀다. 

엄마는 내일 또 흔들어볼 생각인가 보다. 

암튼 세상 참 어렵다.



  할수있어!!! 아들은 항상 집에서 빼고 딸은 집에서 빼는게 무섭다고 항상 치과가서 빼곤 했는데 이젠 컸는지 혼자서도 잘 빼네요. 2009.06.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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