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마디로 배꼽 빠지게 한 날

2010. 6. 8. 17:41행복한 일상/행복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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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짬을 내어 아이들이랑 함께 놀았다.

아빠가 그리웠는지 아빠를 불러놓고 연신 자기네끼리 서로 얘기하겠다고 나선다.

요즘 예담이가 가베(Gabe)수업을 받는데, 교구를 가지고 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많은 예담이가 같이 놀지 않고 혼자서 선생님처럼 재미난 얘기를 해 주겠다고 했다.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지 않는 예담이에게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말로 "재미없으면 혼낸다~ 알겠지?" 라고 말했다.

예담이는 가베를 가지고 목욕놀이라며 연신 열심히 얘기를 해 주었다.

제법 나름대로 주어들은 얘기에 자기 이야기를 섞어 가며 몇 분동안 얘기를 이어갔다.

오랜만에 놀아주는데 차마 그만하란 말은 못하고 그냥 들어주고 있었다.

동생 하람이도 별다른 기색없이 같이 얘기를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얘기가 끝이 나자 동생 하람이가 살며시 다가왔다.

언니 몰래 조용히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

"아빠! 혼 내~~"...

ㅋ,ㅋ

재미가 없긴 정말 없었나 보다.

나도 맘속으로 생각했지만, 차마 말못하고 있던 사실을 하람이가 와서 얘기했으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이발사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듯 하다.

이렇게 통쾌하고 재밌다니...ㅋㅋㅋ

(물론 예담이에겐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버금가는 짧은 두마디...

"아빠 혼내..."

말을 많이 한다고 사람을 웃기는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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