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햄 여행 #17]┃미식축구 경기 관람

2012. 1. 5. 21:11행복한 여행/알라배마

반응형

오늘은 난생 처음 직접 눈으로 본 미식축구에 대한 포스팅을 해 볼까 합니다.


아마도 미국만큼 미식축구가 인기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듯 합니다.
미국은 유소년으로 시작해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미식축구를 즐기고,
대학과 프로에서는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할 정도입니다.


미 대학축구팀 중 가장 실력좋고 인기좋은 UA홈구장


미국이 워낙 넓은 땅이다 보니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팀이 없는 지역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곳은 각 지역 인근에 위치한 대학팀이 자신들의 주된 응원팀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없는 곳은 고등학교 팀이라도 응원하겠죠? 제가 생활한 알라바마주에도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팀이 없는 관계로, 대학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경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알라바마 주에 연고를 둔 UA 크림슨 타이드와 어번 타이거즈


이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팀은 대학리그 지난 2009~2010년을 우승으로 이끈 UA(University Alabama)입니다. UA의 경기는 인기팀이라 그런지 암표도 등장하고 너무 비싸서 광팬들이 아니면 좋은 자리도 앉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경기장도 10만 관중을 수용할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와 규모를 어느정도 짐작할 만 합니다.(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이 6만임을 감안한다면 크기가 두배 정도 되네요^^). 거기 못지 않게 많은 인기를 누리는 팀 중 하나인 Auburn Tigers도 알라바마주를 연고로 하고 있습니다. UA의 마스코트는 코끼리이고, 어번(Auburn)의 마스코트는 호랑이입니다.

마트에 즐비한 UA 상품들


여기서는 우리나라의 야구 인기 만큼이나 미식축구 광팬이 많아 가끔 시내에서는 경기결과에 따라 크고 작은 소요들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이나 무가지(공짜 신문)에서는 연일 미식축구 관련 기사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시장 또한 어마어마해서 마트에 가면 UA 로고가 새겨진 제품은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30% 이상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 상표 등록에 의한 개런티 개념이겠죠?


TV에서만 늘 보던 미식축구 경기를 보러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학교에 계신 클리프 목사님께서 기숙사 RA인 J.D와 함께 지역 대학 미식축구 경기 티켓을 보라고 주셔서 함께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J.D의 친구를 만나 함께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흑인들이 주거하는 허름한 시내를 지나 축구장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미국은 어마어마합니다.


주차장이나 경기장 크기가 왠만한 우리나라 대형 운동장에 비할 정도입니다. 역시나 미국은 뭐든지 큰 것 같습니다. 땅이 워낙 넓다보니 2층 3층으로 짓는 것보다 넓게 펴서 짓는 것이 더 작은 비용이 든다고 하네요. 주차장에는 경기를 보러온 사람들과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암튼처음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게 되어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한시간 가량을 차로 이동을 해서 도착했는데, 경기장 바깥은 벌써부터 축제의 도가니입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나 친구들과 함께 구경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잠시 가족들 생각이...T.T; 경기장 부근이 흑인밀집지역이라 그런지 흑인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도 미식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네요.


미식축구장 부근에는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차들이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주변을 주로 순찰하느라 좀처럼 보기 힘든 경차로 된 미니 경찰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경기장 주변에는 이렇게 작은 부스를 차려놓고 같은 팀을 함께 응원하고 담소를 나누기도 합니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교제와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답니다. 물론 공짜로 티셔츠도 얻어입고 음식을 공짜로 얻어먹었습니다. JD친구와 함께 기념으로 한 컷! 나초와 피자, 음료수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게이트로 이동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마칭밴드의 간단한 대열연습과 행진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마다 밴드의 규모는 천차만별이라고 하는데, 이팀은 200여명 정도라고 합니다. 많은 곳은 400여명이 넘어갈 정도이며 마칭밴드의 인기 또한 선수들 못지 않다고 합니다.


기수단이 지나가고 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치어리더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대열을 맞추어 간간히 흥을 돋우며 행진하고 있습니다. 

제일 선두에 봉을 든 친구들이 행진하고 뒤에는 치어리더들이 서로 스크럼을 짜고 돌고 뛰고 멋진 쑈를 보여주네요. 역시 미식축구의 꽃은 치어리더라고나 할까...^^

드디어 표를 가지고 게이트에 줄을 서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보안요원이 주먹보다 큰 사진기(SLR급)는 들고 입장할 수 없다고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가지고 간 카메라를 차에 두고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연 뒤에는 본 게임은 사진 하나 제대로 찍지도 못했네요. 작은 여자아이도 커서 예쁜 치어리더가 되려고 코스프레를 하고 왔네요.^^

아쉽지만 옆 사람의 똑딱이를 잠시 빌려서 한 컷! 지금은 경기 시작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지만 나중에 좌석의 대부분이 거의 다 차서 열띤 응원과 함성속에서 마음껏 응원하고 구경했답니다. 처음엔 경기규칙을 잘 몰라 어리둥절 했지만 친구가 룰을 알려준뒤로는 전후반 4쿼터로 진행되는 경기가 더욱 박진감 넘치고 재미난 경기가 되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왜 미식축구에 열광하는 지를 알 수 있는 참 재밌는 하루였습니다.


반응형